행사 및 소식

잠비아 김용현 선교사 입니다.

0 354 2023.03.03 05:49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28:20)

  잠비아는 우기철을 지나고 있습니다.

2번에 걸쳐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교회땅에 많은 물이 고이기는 했지만 이미 만들어놓은 배수로를 통해서 고인 물들이 빠르게 밖으로 배출되어서 다행히 아무런 피해 없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물이 고이다보니 모기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모기에게 물리는 것도 힘든데, 이번 우기철에는 벼룩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벼룩은 건기철에 유행을 하는데, 우리 아이들과 함께 살았던 방에 벼룩이 터를 잡았습니다. 이상하게도 매일 발목에 벼룩에 물려 간지러운 것입니다.

알고봤더니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 새끼가 구석에서 죽은 것입니다. 그 죽은 새끼 고양이의 몸에서 벼룩이 번식을 한 것입니다.

그 방에 들어갔다 나오면 종아리에 수많은 벼룩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를 집어서 약을 탄 물에다가 넣어두면 도망가지도 못하고 익사되어버립니다. 지금도 약을 뿌려놓은 상태입니다. 

 

  매일 전기가 12시간씩 정전이 되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말없이 가버리는 전기를 원망이라도 하듯

냉장고에 음식들이 생기를 잃고 금방 우울해합니다. 도저히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을 때 쯤에 말없이 전기가 들어오면, 그동안의 우울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무런 원망없이 감사하게 반겨줍니다. 

며칠전부터 정상적으로 회복되어서 매일 두세 시간씩만 나갔다가 들어옵니다. 

 

  우기철에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 있습니다.

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올해는 꽃나무들을 많이 심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밤새 밝혀 놓은 전등을 끄면서 교회땅 이곳 저곳을 거닙니다. 어제는 없었던 꽃이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시들지 않고 계속 버티고 있는 꽃들을 보면서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피어있는 저 꽃이 바로 나의 모습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 같습니다. 거친땅에 뿌리를 내리고 기어코 꽃을 피워내는 생명력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누군가 계속해서 물을 공급하고 벌레를 잡아주고 잡초를 제거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꽃을 피울수 있도록 보살펴주고 부어주시는 은혜가 있다는 것이 오늘을 다시 감격속에 살게 하는 힘입니다.

그래서 교회 아이들에게 아름답게 피어난 꽃을 보면서 이야기합니다.

“ 저 꽃의 이름은 조셉, 저 꽃은 프랭크, 저 꽃은 아이삭 .... ”

 

  프랭크는 매일 인터넷으로 신학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수업을 받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블레싱과 곧프리는 매일 아침 8시에서 12시까지

학교를 못가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 모두 모여 2반으로 나누어서 공부를 합니다. 영어, 알파벳부터 수학, 숫자쓰기부터 가르치고 있습니다. 

블레싱은 대학과정을 기술학교로 갈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프리는 고등학교 성적이 미달되어서 대학진학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단지 배우지 못해서, 무식해서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 윤리에는 의무론적 윤리와 목적론적 윤리로 나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비아 아이들의 삶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철저하게 의무론적 윤리관에 의해서 살고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목적론적 윤리를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예를들어, 도서관 벽면이 흰색입니다. 바닥에서 20센티 정도는 검은색이며 그 위로는 흰색인 것입니다.  더러워져서 흰색페인트를 사다주고 덧칠하라고 부탁했습니다. 페인트칠을 마쳤다길래 가서 확인을 했습니다.

위쪽 흰색은 잘 칠했습니다. 그런데 흰색페인트가 흘러내려서 검은색 페인트와 바닥이 온통 흰색페인트가 떨어져서 처음보다 더 더럽게 보이는 것입니다. 자기는 명령대로 흰색페인트를 칠했으니 의무를 다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더 더러워진 것입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 페인트를 칠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 ” 

대답하기를 “깨끗하게 할려구요 ...”

“ 그런데 보아라 더 깨끗해졌니? ”

“ 아니요... ”

 

다른예를 들어볼께요.

큰 나무주위로 돌들이 많아서 그 돌들을 치우라고 했습니다.

깔끔하게 치웠습니다. 그런데 치운 돌들을 옆에 있는 큰 나무옆으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시키니까 의무적으로 하긴 했는데,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을 생각하지 않으니 똑같은 일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 자기는 열심히 했는데 무엇이 잘못이지? ”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고민했던 “ 왜 이 사람들은 시키는 것만 하지? 시키지 않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지? 자기 옆에 더럽고 나쁜 것이 있는 것을 보면서도 시키지 않으면 정리를 안하지 ? ” 에 대한 의문이 풀렸습니다. 

어떤 일에 대한 목적을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가끔 이 아이들에게 “ 뭐 하고 있니 ? ” 라고 물으면 

“ nothing ! ” 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목적의식이 없으니 어떤 것을 하다가도 빨리 포기해 버립니다.

 

이것이 이들에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신앙에 대한 문제입니다.

얼마전에 아담과 하와이야기를 하면서, 원죄와 원시복음에 대해서 설교했습니다. 그런데 스텝아이들 마저도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경을 읽고 이야기의 줄거리는 아는데, 하나님이 말씀하신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신앙이 깊지 못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으며, 

중요한 것보다 급한 것을 먼저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어떤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

‘ 이들의 그러한 기질은 오랫동안 다른 나라의 종살이를 했기 때문이다 ’ 라고 말합니다. 

‘ 종살이를 했기 때문에 ...sorry... 라는 말을 못하는 것이다. 

  종이 주인에게 sorry 라고 말을 할 때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 

그분의 말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잘못한 것을 지적할 때, sorry ! 한마디면 그걸로 끝인데, 그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종이 아니라 주인으로서, 의무적으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을 깨달아 살아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적지 않게 실망케 한 것은 ,

이 아이들이 인사성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밖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예외없이 눈인사라도 하면서 지나칩니다.

그런데 왜 스텝들과 아이들은 인사를 그렇게도 안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신대원 다닐 때, 같이 공부하던 동기가 ,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그 설교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설교를 기억하게 하는 인사제스처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이 아이들에게 적용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설교때 가르쳐준 이번주 인사제스처로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사제스처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내가 아이들에게 인사를 받을려고만 했던 것입니다.

나는 목사이고 어른이니까 아이들이 먼저 나한테 인사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인사를 안하면 나도 인사를 안하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인사제스처를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그 제스처로 인사를 하는 것이었고, 나도 내가 만들었으니 안할 수도 없어서 ,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인사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보자 마자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이 돌아보게 하는 한달을 보냈습니다.

선교,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 않구나.

이들이 변화되었다는 느낌이나 확인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의 변화가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고 내가 구원받은 존재라는 것을 증명해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주님께서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하실 것입니다. 

 

 

그동안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기도부탁드립니다.

1) 잠비아의 경제와 정치의 회복

2) 잠비아의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깨닫고 삶으로 

   복음을 실천하도록

   특히 잠비아 교인들이 주일날 장사하지 않고 온전히 예배드릴 수 있도록

3) Dandelion’s Sunday school의 예배가 성령충만하며 말씀과 기도와 찬양에 

   능력이 나타나고 예수그리스도를 나의 구원자로 고백하는 역사가 나타나게 하소서

4) 아이들의 갈급한 영혼이 주님으로 채워지고 영혼이 살아나도록

5) 의무적으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을 깨달아 거듭남의 역사가 나타나도록

6) 돈이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교회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게 하소서

7) 새로 임명된 스텝아이들이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섬기는 주님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

   거짓과 게으름을 벗어버리고 정직하고 부지런한 삶으로 변화되도록

8) 잠비아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냉대와 무관심과 거짓과 탐욕을 끊어버리고

   정결한 삶을 살아가며 이 아이들이 건강한 믿음과 육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9) 프랭크가,공부하는 신학수업을 통해서 주님을 더 많이 알아가고 말씀을 깨닫고

   믿음과 삶이 성장할 수 있도록

10) 딸 보미와 아들 윤우의 가정이 주님의 손길 안에서 평안과 기쁨을 소유할 수 

   있도록

11) 연로하신 두분의 어머니의 믿음과 건강을 지켜주시고

12) 누님의 아들 재영이의 영과 육과 정신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

13) 김용현 심윤미가 지치지 않게 하시고 이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시고 양육받는 아      이들을 바나바와 디모데와 같은 주님의 제자로 양육할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      다.

 

잠비아에서 김용현 심윤미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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