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사회통합 프로그램

다문화 초등생 왕따 현장 (방글라데시 가정 자녀)

0 1,577 2017.02.02 09:25
[다문화 가정 아이 15만… 왕따 표적 되기 쉬워]
“누가 가장 재수 없나” 초등생들끼리 투표… 몰표 받은 뒤 뭇매
그날 이후 계속된 괴롭힘,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 “한국 떠날까 생각 중”
“아들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해요. 피눈물이 납니다. 아들 때문에 한국을 떠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8일 서울 용산구 보광동의 자택에서 만난 이스마엘 우딘(11)의 어머니 이경선(32)씨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용산구 B초등학교 4학년인 이스마엘은 아버지가 방글라데시 출신인 다문화 가정 아이다. 아이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심한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이스마엘은 이날도 자기 방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다.

다문화 가정 아이 이스마엘군이 자신의 방에서 리코더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마엘군은 평소에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려 하지 않는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이씨는 “끔찍한 학교 폭력에 시달린 이스마엘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학교 측에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동생까지 그런 위험에 노출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동생도 유치원 때부터 왕따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씨는 “이스마엘이 집에서는 학교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런 끔찍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이스마엘의 같은 반 친구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심하게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담임교사가 오전 늦게까지 출근하지 않았고 대체 교사도 들어오지 않아 아이들만 교실에 방치된 날이었다. 이날 지루해진 아이들은 한 학생의 주도로 ‘반에서 가장 재수 없는 아이’를 뽑는 투표를 했다. 26명 중 단 2표를 제외하고 모두가 이스마엘을 지목했다. 결과가 나오자 남학생 3명이 이스마엘을 교실 뒤쪽으로 끌고 가 바닥에 쓰러뜨리고 발로 마구 찼다.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이스마엘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사흘 동안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담임교사가 뒤늦게 나타나 사태를 수습했지만, 이씨 부부에게 상황을 설명하거나 유감을 전하는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이날 이후로도 이스마엘에 대한 괴롭힘은 계속됐다. 아들이 학교 문제로 계속 힘들어하자 부모는 지난해 10월 학교에 상담을 요청했다. 담임과 이뤄진 몇 분간의 상담에서 이스마엘은 집단 따돌림 문제를 털어놨다. 당시 담임과 교장은 이씨 부부에게 “심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씨 부부는 당연히 학교 측의 추가 조치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들 부부는 학교 측으로부터 추가 조치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해 5월 불미스러운 일로 학부모가 서운했던 면이 있었는데 담임과 이야기해 잘 해결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이스마엘군이 상담 요청했다는 얘기를 듣고 담임교사에게 더 주의를 기울여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마엘의 아버지 하빌 우딘(41)씨는 “교장은 폭력을 행사한 학생 3명을 불러 훈계 한 번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1명은 다른 학교로 전학 갔지만 2명은 그대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스마엘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전교생 800명 가운데 8%인 60여명이 다문화 가정 자녀로, 한 반에 1~3명꼴인데도 피부색이 조금 검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폭행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 가정의 18세 이하 자녀들은 15만여명에 달한다. 작년 1월 기준으로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7~12세 이하 어린이는 3만7590명이다.    http://blog.chosun.com/besetohan/6128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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